길이를 재는 것은 모든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기초라고 볼 수 있다. 눈짐작으로 보던 것의 실제 길이를 알아내고, 그 수치를 사용해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이를 재는 방법은 너무도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누구나 쉽게 휴대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정확히 치수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을까? 이러한 생각을 지녔던 캐나다의 디자이너, 믈라덴 벌베릭(Mladen Barbaric)은 인스트루먼츠(instrumments.com)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첫 제품인 인스트루먼트 01을 공개해 인디고고 크라우드펀딩 중(igg.me/at/InstruMMents/x)이다. 인스트루먼트 01은 연필 모양의 디지털 치수 기입 장치(Digital Dimensioning Instrument)로, 펜대의 끝부분에 고무 재질의 휠이 장착되어 있다. 이 휠을 평면이나 곡면에 대고 굴리기 시작하면 0.1mm 단위로 길이를 측정할 수 있다. 펜대 끝에서는 빨간색 레이저가 나와서 사용자가 어디부터 어디까지 길이를 잴 것인지 알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어 실시간으로 치수가 기재된다. 펜촉 부분에는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펜, 연필, 스타일러스를 장착할 수 있어서 평소에는 드로잉에 사용하면 된다. 인스트루먼트 01은 아주 단순한 발명 같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크다. 그토록 오랫동안 줄자 하나로 유지되었던 치수 기입이 드디어 디지털화되었고 대중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세서리(Appcessory)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또, 첨단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사용법을 극히 간단하게 만들었으며 슬릭한 펜 디자인과 융화시켜 스타일을 살린 점도 훌륭하다.
InstruMMent 01, InstruMMents(20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