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의 인도어 가드닝은 많은 사람의 희망 사항이며 동시에 과제이기도 하다. 물 주는 것을 깜빡하거나 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의 온갖 이유로 인해 식물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물에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스스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 화분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화분이 식물에 자동으로 알맞은 양의 물을 주거나 센서로 식물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피카플랜트도 그러한 스마트 인도어 가드닝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단, 전자 기기를 더하지 않고 물리적인 설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급수를 해주는, 마치 미니멀 디자인의 가구 같은 화분을 만들어왔다. 쟁반 모양의 타블로(pikaplant.com/tableau), 전시용 책장처럼 생긴 피카플랜트 원(pikaplant.com/#one-vertical-garden)이 그러하다. 그런데 이들의 최신 제품은 이전 제품과 아주 다르다. 피카플랜트 자(pikaplant.com/jar)라는 유리 항아리 형태의 화분인데, 식물을 스스로 살아가게 해주는 영리한 제품이지만 그 어떤 스마트 기술이나 자동 급수 설계도 갖추고 있지 않다. 다른 점은 단 하나 - 유리 항아리를 크게 만들어서 식물을 덮었을 뿐이다. 식물은 햇볕을 받아 광합성을 하며 그 결과 공기에서 수분이 생성되고 이후 비가 내리면 다시 그 수분을 받아서 흡수한다. 이러한 자연 순환 과정을 화분에서 연출하는 방법으로써 식물을 유리 항아리로 덮은 것이다. 항아리 아래쪽을 밀봉하면 식물은 질식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수분을 생성하고 흡수하면서 살아간다. 피카플랜트에 따르면 프로토타입 제품 중 하나는 30개월이 넘도록 식물이 살아있다고 한다. 물론 단점도 있는데, 실내 기온이 너무 높거나 햇볕이 너무 강하면 항아리 속이 뿌옇게 되어서 정작 식물을 관찰하기가 어렵게 된다. 말 그대로 자연 상태에서 식물을 방치하여 키우는 것이므로 식물을 아름답게 다듬거나 꾸미는 행위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어렵고 복잡한 기술 없이 자연의 순환 구조를 그대로 응용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좋은 사례가 되겠다.
Pikaplant Jar, Pikaplant(20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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