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31일 트렌드디비
미국의 디자이너 겸 엔지니어인 브라이언 보이어(bryanboyer.com)가 베리 슬로 무비 플레이어라는 작품에서 느림의 미학을 보여줬다. 줄여서 VSMP는 라즈베리 파이와 전용 소프트웨어에, 전자책 리더에서 사용하는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로 영상을 재생한다. 이때 재생하는 영상 콘텐츠는 2시간이 넘는 분량의 클래식 영화인데, 초당 24 프레임으로 재생하는 작품을 1시간에 24 프레임씩 재생하게 만들었다. 원래 컬러 영화인 것을 디더링 알고리듬(Dithering Algorithm)으로 흑백으로 변환하고 2.5분마다 한 장의 프레임을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로 출력한다. 무려 3,600배나 느리게 재생하므로, 장편 영화 한 편을 방대한 분량의 디지털 액자 콘텐츠로 사용하는 셈이다. 너무 느리게 재생돼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가 생활 속의 아름다운 장식품이 된다. 매우 좋아하는 영화이고 모든 장면을 기억한다고 해도 이처럼 영화의 프레임을 한 장씩 느리게 전시한다면 또 다른 느낌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Very Slow Movie Player, Bryan Boyer(2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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