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4월 21일 트렌드디비
풍자는 작금의 세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다소 과장되고 우스꽝스럽지만 그것이 외려 매력 요소이다.
"마음은 가까이, 거리는 멀리"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캠페인 문구이다. 중국 우한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휩쓸며 팬데믹(Pandemic)을 야기했다. 사스(SARS)와 메르스(MERS)로 이미 조짐을 보였던 신종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사고방식을 바꿔놓았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당연한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됐다. 이를테면 식사 자리에서 후추를 전해줘야 하는 상황이 그렇다.

Pass The Pepper, Joseph Herscher & Lyle Broughton(2020/04)
"이봐, 라일. 후추 좀 주겠어?"
조셉이 라일에게 큰 소리로 이렇게 외친다. 마침 후추를 들고 있던 라일은 이 말을 듣고 뒤지개 손잡이에 후추통을 올려놓고는 와인잔을 든다. 그러자 와인병이 넘어지면서 후추통이 튀어올라 깔때기에 빨려 들어간다. 각종 주방용품과 생활용품이 총망라된 도미노는 자그마치 5분가량의 긴 여정을 거쳐서야 조셉에게 후추가 전달된다. 너무 간단해서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던 후추 주기가 어느새 대단한 이벤트가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당연히 여기던 것들을 되돌아본다
우리는 언제쯤 예전처럼 기침 소리에 움찔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쯤 편하게 악수할 수 있을까?
마침내 그 날이 오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서로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까?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최대한 서로 간의 접촉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e)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안겨주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역설적으로 인간이 얼마나 다른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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