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01일 트렌드디비
Vol.11 Instant Prosumer
즉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디지털 컨텐츠를 직접 생산한다.
제품의 생산과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 - '프로슈머(Prosumer)'의 다음 단계는 직접 생산활동을 하는 Instant Prosumer다. 이들은 기존의 프로슈머보다 더욱 스마트하며 까다로운 욕구를 갖고 있다. 또한 원하는 것을 얻는데 걸리는 시간에 상당히 민감하다. 특히, 컨텐츠의 경우, 기업들은 디지털화되는 시장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컨텐츠의 보급 속도는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기존 컨텐츠를 디지털화시키기 전에 기업은 저작권, 자본, 조직,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컨텐츠를 직접 디지털화한다.
스마트폰과 타블렛 디바이스가 급속도로 보급됨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바로 찾아서 볼 수 있는 즉시성에 점점 익숙해진다. 자신의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디지털 콘텐츠를 최대한 빠르게 소유하려 한다. 그 속도의 수준은 '지금, 바로'와 같은 단어에 준할 정도로, 기업은 그 속도에 대응하기가 어려우며 다양한 플랫폼들을 모두 포괄하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사실상 컨텐츠의 디지털화를 늦추고 있는 일등공신은 저작권이라는 약속인데, 정작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기업에게 거침없는 '개방을 요구한다.
Immediate Pursuit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빠르게 얻기 위해 자연스럽게 Instant Prosumer로 변화한다. 예를 들어 TV를 통해 보급되는 방송 컨텐츠는 정해진 편성표에 따라 방송되며 그 시간을 놓치면 재방송을 보거나 웹에 녹화된 디지털 컨텐츠가 등록되기까지 일정 시간을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 방송 편성 시간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생활리듬을 조절해야 하는 불편함, 그리고 방송 컨텐츠가 소비자의 디지털 컨텐츠가 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Instant Prosumer는 이 모든 것을 견뎌낼 생각이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일본의 가라폰TV(www.garapon.tv) 서비스로, 철제 박스처럼 생긴 단말기를 통해 시청자가 방송 컨텐츠를 직접 디지털화시켜 여러 플랫폼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
가라폰TV의 단말기를 TV 안테나와 PC에 연결해두면 7개 TV 채널의 30일 분량을 녹화하고 스트리밍 영상으로 변환하여 아이폰, 아이패드, PC를 통해 시청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녹화된 디지털 방송 컨텐츠는 무선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다시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방송 컨텐츠가 웹에 등록, 판매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시청자가 가진 각종 디바이스에 맞는 형식으로 컨텐츠를 변환시킬 필요도 없다. 녹화된 방송 프로그램을 찾는 방법도 채널이 아닌 키워드 검색이므로 시청자는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즉시 찾을 수 있다. 이것은 Instant Prosumer들이 추구하는 즉시성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Self-Converting
타블렛 디바이스와 전자책 리더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으나, 모든 사람들이 그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전자책으로 변환시켜 판매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데다가 일부 책은 아예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nstant Prosumer들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직접 스캔하여 전자책으로 변환한다. 이 변환 작업만을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는데, 북스(www.bookscan.co.jp)은 소비자에게 책을 배송받아 스캔해서 PDF 파일로 만들어 보내준다. 책 한 권당 100엔에 서비스를 하며 스캔한 책은 반환하지 않고 폐기한다.
일본 아사히 신문(www.asahi.com)은 2010년 7월 18일자 기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책을 직접 전자책으로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는 책을 스캔하기에 적합한 스캐너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 출시 이후 100만대가 팔려나가는 히트 상품이 되었으며 책의 페이지를 잘라 스캔하기 편하게 해주는 기업용 재단기를 개인이 구매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음을 알렸다.
기업이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빠르게 디지털 컨텐츠를 제공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Instant Prosumer는 컨텐츠를 직접 디지털로 변환시키는 재생산 작업을 한다. 저작권과 개방 트렌드의 정면 충돌은 사람들의 모바일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될수록 그 강도가 거세어진다. 플랫폼의 제약을 뛰어넘어 컨텐츠를 소비하는 행위 또한 Instant Prosumer의 주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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